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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피 배우자와의 결혼

아스피 배우자와 결혼 관계를 유지하는 14 가지 현실적인 전략 - 1편

by 뉴로티피컬레이디 2020.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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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동안 블로그를 통해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배우자와의 결혼 생활이 왜 어렵고 어떠한 어려움이 있는지를 언급했습니다. 저를 포함해 이러한 관계 속에서 매일 살고 있는 수많은 정형인 배우자/파트너들은 그럼 과연 어떻게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지 절실히 알고 싶을 것입니다. 오늘은 커플 카운셀러인 Eva Mendes 의 "아스퍼거 결혼을 유지하는 14가지 현실적인 전략"이라는 글을 번역 공유해 보려고 합니다. 분량이 많은 글이고 제 개인적인 경험담이나 생각도 함께 작성하여 여러편에 걸쳐 개제할 예정입니다. 

 

 참고한 기사글은 ANNE (The Asperger’s Association of New England) 이라는 웹사이트에 공유된 글이고, 작성자인 Eva Mendes의 웹사이트에서도 읽으실 수 있습니다. www.evmendes.com.

 

뉴잉글랜드 아스퍼거 연합[The Asperger’s Association of New England (AANE)]은 약 십 년간 파트너/배우자를 위한 서포트 그룹과 커플 서포트 그룹을 운영해 왔습니다. 본 글에서는 정형인 배우자는 "부인" 아스피 배우자는 "남편"으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물론 동성 커플, 비혼 커플을 포함하고, 그 반대의 경우도 포함하는 이야기이지만 가장 일반적인 경우를 기준으로 작성되었음을 알려 드립니다. 

 

 제 그룹과 커플 카운셀링 세션에서, 저희는 계속 반복되어 발생하는 문제와 어려움을 보아 왔고, 그 과정에서 늘 반복해 알려드린 전략을 여기에 14가지 전략으로 정리했습니다. 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진단을 받는다
  2. 진단을 받아들인다
  3. 계속 자극을 받고 동기부여를 한다
  4. 아스퍼거증후군이 미치는 영향을 이해한다
  5. 우울증, 불안, OCD, ADHD 등의 치료를 받는다 
  6.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각한다 
  7. 관계 개선을 위한 스케쥴을 짠다 (데이트 시간 등)
  8. 서로의 성적인 만족감을 이해하고 노력한다 
  9. 평행 놀이(특수교육에서 같은 공간에 있지만 간섭 없이 놀이를 하는 것)를 연결하도록 한다 - 여기서는 홀로 교류하지 않고 놀기보다는 서로 교류를 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의미
  10. 감각 과부화와 멜트다운에 대처한다
  11. 마음 이론을 확장하기 위해 노력한다 
  12. 의사소통 능력을 기른다 
  13. 공동 육아 전략 세우기
  14. 현실적인 기대만 하고 판단,평가는 하지 않는다

1. 진단을 받는다

AS 결혼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진단은 매우 중요한 시작점입니다. 공식적인 진단은 아니더라도, 결혼 생활에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는 AS의 특징과 성격들을 커플이 파악할 수 있고, 이는 한쪽 배우자 혹은 양쪽 배우자 모두에게 서로를 탓하고, 답답해 하고, 모멸감을 느끼고, 우울감과 고통 그리고 고립감을 느끼는 것을 줄이거나 없애는 데 매우 도움이 됩니다. 경우에 따라, 남편이 진단을 거부한다고 할지라도, 부인이 남편에 대한 이해를 다시 하고, 스스로 남편과 맺는 관계를 변화시키기 위해 남편의 아스퍼거 증후군에 대한 가능성을 이해하는 것이 가능할 것입니다. 

 

아스퍼거 진단은 성인 아스퍼거 진단 경험이 있는 전문가에게 받을 수 있습니다. (정신과의사, 뇌신경학자, 심리학자, 등) 해당 전문가의 진단 과정에서 배우자나 파트너 그리고 다른 가족 구성원들의 인터뷰를 하는 것이 매우 큰 도움이 됩니다. 진단을 통해 또한 AS커플에게 적합한 커플 상담사를 찾는 데 도움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많은 커플들이 AS커플/결혼관계를 다룬 적이 없는 커플 상담사에게는 도움을 받기 보다는 상황이 악화된 경험이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 저희 커플의 경우에도 제가 처음 남편의 아스퍼거 증후군 가능성에 대해 알게 된 것은 공식 진단을 받기 3년 전 정도였습니다. 다른 글에서도 다룬 적이 있듯이, 커플 상담사와 저 혼자 개별 면담을 하던 중, 이를 알게 되었고, 처음 남편에게 이 사실을 이야기 하기 전까지 혼자 일주일 정도 관련 정보들을 찾아보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저희 부부의 갈등 원인과 문제의 양상, 그리고 이해가 도통 되지 않는 남편의 태도와 사고방식 등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맞춰지지 않던 퍼즐 조각이 마침내 맞춰진 기분이었습니다.

한 편으로는 치료방법이 없는 뇌신경학적 문제라는 것 때문에 현실적으로 포기해야 할 부분들에 대해 깨닫게 되면서 많은 상실감을 느낀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그 동안 남편의 언행들이 고의적인 것은 아니었다는 점을 알게 되니, 시간이 걸렸지만 남편의 말과 행동들을 반감을 가지고 받아 들이지 않고(혹은 덜 가지고, 저도 정형인 마인드로 자연스럽게 이해가 안 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나와는 다른 사고방식을 이해를 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지금까지도 경우에 따라서는 남편이 고의 없이 한 말이나 행동 때문에 기분이 상하기도 하지만, 남편의 아스퍼거 증후군을 몰랐다면 더 마음 상하고 힘들게 고민했을 부분을 이제는 적어도 설명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화가 나지만 너무 오랫동안 마음 속에 담아 두기 보다는 남편에게도 이러한 아스퍼거적 특징 때문에 발생한 일인데 내게는 기분이 상할 수 있다는 점을 정확히 짚어 설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 진단을 받아들인다

진단을 받고 그에 따라 관계를 재평가 하고, 진단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양쪽 배우자 모두가 아스퍼거 증후군에 대한 정보를 계속해서 찾아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성인 아스퍼거 증후군에 대한 경험이 있는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거나, AS 커플,결혼 관계 서포트 그룹에 가입하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어렵기도 하지만 긍정적인 면도 있고 이를 아주 자세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사람들은 정직하고 지적이고 배우자에게 충실하며(loyalty - 한눈을 팔지 않음), 남녀 성역할에 있어 보수적이지 않고, 성실하게 일하며, 순수하고, 관대하고, 재미있는 면도 있으며, 외모가 준수한 장점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긍정적인 측면과 어려움을 양쪽 배우자가 모두 받아들인다면 결혼 생활에 대해 더 균형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게 해 줄 것입니다. 

 

->원문에서 언급한 아스피의 장점들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동의할 수 있는 점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아스피 배우자들은 관계를 유지하는 데 서툴긴 해도 배우자에게 충직한 것이 사실이라 생각합니다. 융통성은 떨어져도 주어진 일, 맡은 일은 성실하게 해 내기도 하고, 남녀 성역할에 있어서도 열려 있어, 제 남편의 경우에는 집안일을 굉장히 많이 담당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보통 동안인 경우가 많아 준수한 외모를 장점으로 꼽은 것 같은데, 실제로 아스피 배우자와 사는 정형인 부인들의 모임에 가면 선한 눈빛, 순수해 보이는 표정 등 남편의 외모에 대해 긍정적으로 묘사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물론 이런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고충들이 있지만, 사실 부정적인 측면에 집중하다 보면 장점들을 간과하기 쉬운 것도 사실인 것 같습니다. 

 진단을 받아들이는 것에 있어서 사실 제 남편은 초기에는 거부감이 컸습니다. 자신에게 발달장애라는 낙인이 찍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부정하고 싶었을 것이라는 점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그래서 스스로 아스퍼거 증후군에 대해 찾아보려 하지 않고, 제가 여러 번 책이나 기사글을 공유하며 읽어보라고 강권해도 진지하게 알아보려 하지 않았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부분은 제가 겪었던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습니다. 남편이 잘 받아들이는 경우에는 사실 공식 진단이 필요가 없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제 경우 남편에게 몇 년에 걸쳐 설득을 해서 진단을 권유하게 된 이유가 남편이 자신은 매우 약한 증상을 가지고 있거나 그런 증상일리 없다고까지 부인한 적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분명한 것은 이런 태도로는 해결점이 없다는 것입니다. 

3. 계속 자극을 받고 동기부여를 한다

양쪽 당사자 모두가 결혼 생활의 문제점을 이야기하고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문제를 개선하려는 시도는 얼마 지나지 않아 시들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 정형인 배우자는 결혼을 살릴 길이 없다는 생각에 우울하고 화가 나고 외롭고 단절된 기분이 들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커플은 커플상담사를 찾거나 우호적인 이혼을 위해 조정을 진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가 있는 경우 공동 육아 분담에 대한 논의를 포함).

 

->사실 제 경우에도 아스퍼거 증후군을 알게 된 이후, 이를 공부하고 자세히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저와는 달리 남편은 몇 년 동안 이를 부인하거나, 배우려는 동기부여, 관심을 크게 갖지 않았습니다. 사실 남편은 소통의 부재와 의도 없이 한 말과 행동에서 제가 받는 상처, 배우자 사이의 거리감 등 제게는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저희 커플이 겪는 모든 것들이 별로 불편한 점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혼자만의 시간이 더 편하고 감정 교류에 대한 욕구도 적기 때문에 그냥 이대로 지내는 것에 별 불만이 없고 (반면, 정형인인 저는 너무 괴로움에도 불구하고) 자기 중심적인 생각이 기본이기 때문에 (상대방이 힘들다고 하더라도 본인은 고충을 못 느끼므로) 이를 알고 개선하고자 하는 동기가 없더군요. 늘 저 혼자 남편에게 동기부여를 해 주려고 노력을 하지만, 그 노력은 거의 90프로 가까이 별 효용이 없는 경우가 많았고, 그렇게 몇 년을 지내다보니 지치고 외롭고 절망스럽고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아스퍼거 커플 전문인 상담사도 저희 남편과 면담 후 제게 큰 기대를 하지 말고, 너무 힘들면 관계를 정리할 생각을 하라고 조언을 해 주기도 했습니다. 

 간혹 이런 부분을 지적하며, 동기부여를 스스로 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정말 함께 할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하게 이야기를 하면 단기적으로 노력을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곧 남편의 의지과 관심은 사그라들고 맙니다. 제게 있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바로 이 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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