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스피 배우자와의 결혼

아스피 배우자와 결혼 관계를 유지하는 14 가지 현실적인 전략 - 3편

by 뉴로티피컬레이디 2021. 6. 8.
반응형

그 간 개인적인 일들과 업무들로 바빠 블로그 새 글 작성이 뜸했었는데요, 오랜만에 블로그 글을 개제하게 되었습니다. 

공백 기간 중에도 가끔 들여다 볼 때마다 많은 공감과 도움이 되었다는 분들의 댓글이나 방명록을 보면서 저도 많은 힘을 얻고 가곤 했습니다. 꾸준히 방문해 주시는 분들이 있는 것도 제 글로 정보, 도움을 받는 분들이 계시다는 반증으로 생각이 되어요. 참 감사한 일이죠. 앞으로 좀 더 꾸준히 블로그 글로 찾아뵙도록 할게요. 

 

오늘은 지난 편에 이어서 아스피 배우자와 결혼 관계를 유지하는 14가지 현실적인 전략의 3번째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8. 서로의 성적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성인 아스퍼거가 있는 사람들은 성적 행위를 많이 원하거나 혹은 너무 적게 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두 사람이 서로 의중을 추측하는 일을 배제하기 위해 요일, 횟수 등을 상의해 보십시오. 명확하고 자세하게 두 사람의 성적 욕구를 이야기하는 것은 두 사람 모두에게 도움이 됩니다. 관계를 위한 일정에 섹스를 포함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뇌신경학적 차이를 차치하고, 사람들마다 얼마나 많이 그리고 얼마나 자주 섹스를 원하는지, 그리고 파트너와 얼마나 가깝게 지내고 싶은지에 대한 요구는 매우 다릅니다. 아스퍼거증후군이 있는 어떤 사람들은 파트너의 정신적인 교감에 대한 필요, 전희의 필요성에 대한 부분에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침대에서 매우 로봇같거나 혹은 기술적으로 완벽한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감각 문제나 낮은 성욕으로 섹스를 즐기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스퍼거증후군이 있는 사람이 자신의 파트너의 성적 욕구가 자신의 것과 다름을 이해하고 두 사람이 침대 안팎에서 매일 정신적인 교감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Gary Chapman이 그의 책 '사랑의 다섯가지 언어'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서로의 "사랑의 언어"를 이해하는 것은 파트너의 정신적인 욕구를 충족하도록 하는 데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 섹스는 부부, 커플관계에서 정말 중요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특히 한국의 경우, 다른 동양권 국가들도), 결혼 후 섹스리스 부부로 사는 경우가 적지 않을만큼 '아스퍼거증후군'이라는 주제를 빼고 이야기를 한다고 해도, 이 부분은 수많은 부부들에게 부부관계 문제의 큰 부분을 차지할 것 같습니다. 

 감각이 극도로 예민한 아스피의 경우에는 물론 감각 문제 해결이 벽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희 부부의 경우에는 다행히 남편의 감각 문제는 큰 어려움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감정적 교류를 원활하게 하지 못하는 아스피의 특성에서 기인합니다. 오랜시간 해결되지 않은 갈등 (감정적 갈등을 포함 다양) 이 쌓여 있는 상태에서 마음이 굳게 닫힌 아내에게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스킨십과 잠자리를 원하는 표현을 하는 아스피 남편이 아내 입장에서는 자신의 성욕만 앞세워 달려드는 것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인데요. 내 마음을 이렇게나 상하게 하고, 제대로 풀어주지도, 사과하지도 않고, 문제는 해결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잠자리만 원한다면 여자 입장에서는 남편을 받아 주고 싶지 않겠죠. 원래부터 섹스에 대한 마인드가 다른 것이 남녀인데 정서적인 교류 없이 남편과 즐거운 잠자리를 할 수 있는 부인은 없을 것 같습니다. 

 다섯가지 사랑의 언어는 상담사도 저희에게 추천을 했고, 저희도 참고를 해서 어느 정도 도움을 받은 부분이 있습니다. 후에 다른 글로 이 부분도 한 번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결국 상대방의 성적 욕구를 충족해 주어야 하는 중요성, 관계에서 섹스의 중요성을 기억은 하되,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른 모든 16가지 전략들이 함께 뒷받침이 되어 파트너와 더 나은 관계를 쌓아갈 때 비로소 가능하지 않나 하는 것이 제 의견입니다. 

 아 그리고 여담인데, 제 아스피 남편에게 이 16가지 전략의 영문본을 읽어보라고 했더니, 다른 부분은 모두 기억하지 못하고 이 부분만 기억을 한 다음에 저에게 강조를 하더라고요. ㅎㅎㅎ 역시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자기 중심적인 성향이 있는 아스피가 아닌가 생각이 들었는데, 제가 다시 설명을 했어요. 섹스가 중요한데, 여기서는 서로의 성적 욕구를 충족해야 한다고 한 거니까, 당신도 내 욕구를 존중해야 한다구요. 나는 몸 이전에 마음이 연결되어야 하는 사람이라고 말이죠. 결론은 저희도 만족할만한 답을 아직도 찾아 가는 중입니다. 

 

9. 따로 따로 놀기에 다리를 놓기

 수많은 커플들이 제게 공통의 관심사나 활동들이 처음 함께 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산책, 보트 타기, 하이킹, 소풍, 댄스 이벤트, 운동 클래스, 여행 같은 것들이요. 하지만 결혼을 하고 난 뒤, 이 수많은 함께 하는 활동들은 일상의 의무들을 쫓느라 부부의 스케쥴에서 떨어져 나가게 되죠. 뉴로 다이버스 결혼 관계에 있는 수많은 부부들은 파트너에게 함께 활동을 즐기자고 하기보다는 한 사람이 좋아하는 활동이나 취미를 혼자 하는 "따로 따로 놀기" 경향을 보입니다.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사람들은 사회적인 관계나 소통을 먼저 시작하고 이에 응답하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남편은 말 그대로 정형인 부인과 며칠, 몇 주, 몇 달이고 좋은 시간을 함께 보내지 않고도 아무렇지 않아요. 정형인 부인은 버려지고, 고립되고, 엄청나게 외로움을 느끼게 두고 말이죠. 

 

 연구 결과 함께 노는 커플들이 함께 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함께 노는 것, 함께 레져 활동을 하는 것은 아스퍼거 결혼에서 흔히 보이는 특성인 신체적/정신적 거리 사이에 다리를 놓아줄 수 있습니다. 두 사람 모두가 즐기는 활동들에서 서로 연결되는 것은 정말 이로운 일이죠. 커플이 함께 하는 활동과 관심을 통해 새로운 기억들을 만들어간다면, 더 가깝고 함께 함을 느끼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 제 경우에도 남편과 여행 중에 처음 만나게 되었고, 결혼 전, 산책, 자전거 타기, 하이킹, 소풍, 요리 등 많은 취미 생활을 함께 하며 데이트를 했습니다. 사실 신혼 초까지도 이런 저런 갈등들이 있었지만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는 함께 이런 취미 생활들을 이어가며 서로 교류와 친밀감을 잘 유지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아이가 태어나고, 할 일이 늘어나고 어린 아이 때문에 둘만의 시간을 갖기 어려워 지면서 그런 친밀감을 쌓을 수 있는 취미 공유의 시간은 사라지고 틈이 날 때에는 각자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특히 한 사람은 아이 양육에 집중을 해야 하니 둘이 함께 자유시간을 즐길 틈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몇 년이 흐르면서 자연스레 남편은 혼자 넷플릭스를 보고, 저는 혼자 요가원에 가는 식으로 따로 놀기가 익숙해졌고, 이는 남편에게는 그저 편안함이었을 수 있지만 제게는 외로움, 단절, 소통 부재로 이어져 남편과 심적인 거리가 더 커지고 말았습니다. 

 아이가 조금 더 자라난 지금, 함께 하는 취미가 조금씩 다시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골프 레슨을 시작하며 함께 연습장에 가기도 하고, 이제는 조금 커서 함께 다니기 수월한 아이와 함께 산책, 하이킹, 수영장 등에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들 속에서 조금씩 둘만의 연결이라기 보다는 가족이라는 연결로 다시금 연결 고리가 생겨나기도 합니다. 그래도 그런 기억들이 노후에 남편과 둘만 남게 된다면 다시 운동도 요리도 같이 하고 여행도 다니며 여생을 함께 할 수 있 것이라는 희망을 다시금 느끼게 해 주는 것 같습니다. 

 

10. 민감한 감각 과부화와 멜트다운 대처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사람들은 종종 감각 문제가 있습니다. 즉 오감 중 하나 이상이 극도로 예민하거나 극도로 둔할 수 있다는 이야기 입니다.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사람들 중에는 피부에 닿는 빛이 불에 데이는 화상처럼 느끼는 경우도 있고, 야광이 바로 두통을 야기하기도 합니다. 기차역에서 소음이나 파티에서 한 번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 하는 것은 금속을 서로 부딪히는 큰 소리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장을 볼 때 나는 냄새는 메스껍거나 너무 과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반면, 바늘로 찌르는 게 아무 느낌도 나지 않거나 냄새나 맛의 감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각력이 있고 의지가 있는 성인 아스피의 경우 스트레스나 감각 과부화에 대한 전조 증상을 알고 이런 트리거를 피하는 방법을 배워 멜트다운을 잘 피할 수 있습니다. 멜트다운이 다가올 때 그 초기 징후에 대응하는 전략을 만들어 둔다면 아스피의 배우자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정형인 배우자는 아스피 배우자가 스스로 지각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정형인 파트너는 아스피 파트너의 스트레스 레벨이 올라가는 것을 파악해서, 스트레스와 과자극을 완화하도록 혼자 있는 시간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 상당히 공감이 되는 부분입니다. 실제로 제 남편도 냄새에 기가 막히게 민감하고, 청각에는 둔해서, 제가 맡지 못하는 냄새를 모두 맡는 반면, 이야기를 할 때 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떼를 쓰거나 소리를 지르고 우는 경우 (이 경우에는 둔한 청각과 무관하게 견딜 수 없는 큰 소리로 받아들이는 것 같습니다), 감각 과부화를 견디지 못하고 자리를 피해 버려 훈육이 불가능한 상황이 많습니다. 또 빛에 지나치게 눈이 부셔해서 제가 느끼기에는 답답할 정도로 어두운 조명을 선호합니다. 반면, 통각에는 매우 둔한 편이구요. 

 제 남편의 경우에는 갈등을 피하려는 성향이 강한 수동적인 아스피라 멜트다운이 공격적으로 표출되는 경우는 거의 없고, 혼자만의 동굴로 들어가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편의 아스피 성향을 잘 몰랐을 때에는 그러한 수동적인 회피가 수동-공격적으로 느껴져 소통으로 갈등을 해결할 필요가 있는 저로서는 답답함에 남편에게 시간을 주지 않고 이야기를 하려고 하다가 오히려 싸움이 커진 적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 우선은 서로 쿨다운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진 후, 다시 이야기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16가지 전략 하나하나가 사실 모두 한 편의 글로 작성해도 될 만큼 큰 주제들이기는 합니다만,

우선 4편까지 해서 모두 소개를 드린 뒤 추후 다른 글들로 또 풀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