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재에 이어서 성인 아스퍼거 증후군을 파악할 수 있는 징후들을 이어서 나눠 볼게요.
이번 편에는 특히 인간 관계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특징들을 이야기 해 볼 것 같습니다.
- 종종 다른 사람들의 부정적인 감정을 듣는 데 매우 어려움을 겪습니다. 의사 소통을 거부하고 나중에 매우 마음이 상하는 방식으로 공격할 수 있습니다.
- 항상 본인이 옳습니다. 언제나 말이죠. 그들은 종종 당신이 비합리적이거나 비논리적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 다른 사람의 경험, 감정, 생각을 잘못 해석하여 잘못된 결론에 도달합니다. 이는 종종 AS를 가진 사람들의 관계에서 가장 큰 문제입니다. 다른 사람의 경험을 이해하지 못하면 공감할 수 없고, 공감하지 못하면 전달할 수 없습니다. 공감이란 다른 사람이 어떻게 느끼는지 인식하고, 이해하고, 그들의 감정을 배려하고, 그 배려를 표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AS를 가진 사람들은 공감 능력이 없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사회적 신호를 읽는” 능력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당신이 어떻게 느끼는지 알려주기만 하면 그들이 신경을 쓸 것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하지만 사실이 아닙니다. 그들은 여전히 당신의 감정을 무효한 것처럼 취급합니다.
- 당신은 종종 그들의 행동이 분통 터지고 짜증스러우며, 심지어 당신을 분노하게 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당신은 내 말을 듣지 않아!" 또는 "당신은 이해하지 못해. 당신은 당신이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아니야.” 또는 “내 말이 그런 게 아니잖아. 당신은 잘못된 결론을 내리고 있다고."같은 말을 계속하는 스스로를 발견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당신을 이해한다고 계속 주장할 것입니다. 어쩌면 이해를 못하는 것은 당신이라고 할지도 모릅니다. 심지어 당신이 전달하려고 하는 것이 당신 자신의 경험이나 감정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것이 AS를 가진 사람들의 파트너를 좌절시키는 주된 이유입니다. 우선적으로, 이해와 공감의 부족입니다. 그들이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이해하고 있고 당신은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주장한다는 점입니다. 당신은 그들이 당신을 정말로 "모른다"거나 당신을 "이해할 수 없다"고 느낄 것이며(이해하지 않고, 이해할 수 없는 것이죠), 당신은 그들과의 갈등을 해결할 수 없을 것입니다.
- 충동 조절이 잘 되지 않아 쉽게 좌절하고 화를 냅니다.
-> 실제로 성인 아스피와 어떤 식이든 친밀한 관계를 지속하게 되면 위와 같은 특징들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특히 남자친구, 파트너 혹은 배우자처럼 아주 가깝고 많은 시간을 함께 해야 하는 사람이 성인 아스피인 경우, 또는 가족 구성원 중 한 사람이 성인 아스피인 경우 이런 성향들 때문에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다는 점을 알지 못하더라도 '참 성격이 이상하다', '이기적이다', '괴팍하다', '자기밖에 모른다', '남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다' 등으로 성인 아스피를 묘사하게 될 것입니다.
제 남편의 경우에도 위의 모든 특징들을 가지고 있고, 이 부분이 바로 이 관계를 계속 할 수 있을지... 망설이게 되고 확신이 없게 되는 이유입니다.
'다르게 짜여진 회로가 있는 뇌'를 가진 아스피들은 이해, 공감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냥 무시할 수 있는 상대라면 나 스스로를 방어하고 상처받지 않기 위해 상대가 공감 능력 없이 팩폭을 날리거나, 나의 어려움을 우스운 일 취급을 하더라도 '뭐 저런 사람이 다 있어' 하고 넘어갈 수 있겠지만, 배우자나 부모가 나에게 그런 태도를 보인다면 정말 어려운 일이겠죠.
제 경우에는 현재 남편을 만나기 전에도 만났던 전 남자친구 중에 아스피가 있었습니다. 당시 저는 아스퍼거 증후군이 무엇인지도 몰랐는데 그 때 그 남자친구가 제게 본인이 아스피일지 모르고 정말 어려운 문제이니 자기랑 계속 만날 수 있을지 생각해 보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이 전 남자친구와의 일화는 나중에 다른 글로 또 풀어보도록 할게요)
그런데 그 남자친구의 행동 중에서 위 특징들을 잘 보여주는 일화들이 있어 몇 가지 소개하려 합니다.
우선, 만난 지 100일 된 중요한 기념일에 당연히 시간을 함께 보낼 줄 알았는데 미리 다른 친구들과 모임이 있다면서 아무렇지 않게 당일 데이트는 어려울 것 같다고 하더군요. 제가 속상한 내색을 하고 섭섭함을 표현하는데 못 견뎌하더니 더는 듣고 싶지 않다고 이야기하고 자리를 피하더군요. 당시 저는 기념일을 함께 보내고 싶었던 제 마음과 기념일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던 제 마음 그리고 그 섭섭함까지 모두 부정당한 기분이라 너무 속이 상했습니다. 그리고 무언가 화도 충분히 내 보지도 못하고 제 모든 감정을 송두리째 무시, 부정, 무가치한 것으로 취급 당한 기분이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나중에 풀어보려고 했지만 말을 꺼내려고만 해도 피하거나 너무 안 좋은 표정을 지어서 결국 제대로 풀지 못했습니다.
한 번은 또 함께 티비를 시청하다가 리듬체조 국가대표 선수 선발전을 보게 되었는데, 열심히 연습하고 경기에 나온 선수가 넘어지는 실수가 있었습니다. 저는 너무 안타깝고 저 선수가 얼마나 좌절감이 클까 마음 졸이며 보고 있는데, 그 선수가 넘어질 때마다 전 남자친구는 박장 대소를 터뜨리며 웃더라구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선수의 마음에 감정 이입이 전혀 되지 않고 그냥 몸개그를 보는 것처럼 넘어지는 모습이 웃기기만 했던 것이지요.
이런 식이기 때문에 현재 남편과 살면서도 제가 넘어져 다친다거나, 딸아이가 물감을 뒤집어 쓴다거나 하는 식의 사고가 생겨도 남편은 걱정을 하며 챙겨주기보다는 웃어 버린다든지, 놀린다든지 하는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또, 그런 식으로 공감 능력 없이 행동하거나 말을 해서 섭섭한 이야기를 하려고 하면 니가 너무 민감한 것이라며 화를 버럭 내기도 하구요. 본인 때문에 섭섭하다는 이야기를 좀처럼 수용하려 하지 않고, 매우 부정적이고 짜증스럽게 받아 들입니다.
아스퍼거이기 때문에 그렇다는 점을 마음 속에 늘 생각하며 큰 싸움을 만들지 않으려고 해도, 그런 태도를 계속 마주하면 저도 사람인지라 분노가 끓어 오르고 화가 치밀이 오르기도 합니다. 그래서 남편과는 적당히 거리를 두고 시간도 적당히 함께 보내는 것이 제 정신 건강에 좋은 것 같아요.
그럼 다음 편에 또 이어서 성인 아스퍼거의 특징 연재 계속하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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