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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스펙트럼 정보/내 남편 (내 남자), 아스퍼거 증후군일까?

배우자/파트너가 아스퍼거라는 것을 어떻게 이야기 할까요? - 2편

by 뉴로티피컬레이디 2022.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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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편 연재에서는 배우자/파트너가 아스퍼거라는 생각이 들 때, 이를 이야기해야 할지에 대한 이야기를 제 경험담과 함께 풀어 보았는데요. 

https://neurodiversecouple.tistory.com/62

 

배우자/파트너가 아스퍼거라는 것을 어떻게 이야기 할까요? - 1편

배우자/파트너가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배우자/파트너의 아스퍼거 증후군에 대해서 말해야 할까요? 말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 블로그를 읽어 보시고 공감 후 댓글을

neurodiversecouple.tistory.com

오늘 연재에서는 Mark Hutten 이 이야기하는 배우자의 아스퍼거 증후군에 대해 이야기하는 팁을 공유해 보려고 합니다. 

 

뉴로다이버스 관계에서 아스퍼거 증후군에 대해서 아는 것은 정말 가장 중요하고, 유일한 관계 개선의 해결책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알게 되었을 때 갈등을 최소화하며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저희 부부 역시 저와 남편 모두 이를 차분하고 이성적으로 받아 들이기에는 지식도 부족하고 준비도 되어 있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었구요. 

 

뉴로다이버스 관계, 성인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배우자에게 코칭을 하는 미국의 상담심리사 Mark Hutten은 아스퍼거 증후군에 대해서 아스피 배우자에게 반드시 이야기해 주어야 한다며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합니다. 

 

아스퍼거가 있는 것은 어떤 형식으로든 영향을 주게 되어 있습니다. 지금 현재 관계 자체 뿐 아니더라도, 살아가면서 많은 문제들에 부딪히고 스스로 '잘 해내지 못하는 사람' '이상한 사람' '겉도는 사람' '실망을 가져오는 존재'라고 생각하게 될 수 있어요. 본인이 아스퍼거임을 아는 것은 아스피 본인에게도 매우 중요합니다. 아는 것이 훨씬 낫죠. 

 

그렇다면 어떻게 이야기를 꺼내야 할까요?

 

Mark Hutten은 다음과 같은 팁들을 제시합니다. 

 

1. 장점과 강점부터 이야기하기

아스피들은 그들만의 장점과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부분부터 이야기를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 장점이나 강점으로 무언가를 이미 꼭 이루었거나 보여주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긍정적인 부분부터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죠.

 

2. 그 다음으로는 아스피 배우자/파트너가 평소 어려워 하는 부분에 대해서 언급합니다.

가령 "당신이 ~~한 좋은 점들이 있지만, 나와 같이 모임을 가야 할 때에는 좀 많이 어려워 하잖아? 그래서 지난 번 가족 모임에도 나 혼자 가라고 해서 내가 섭섭했었고..." "당신이 ~면에서 너무 강점이 있는 것 알아. 그렇지만 내가 힘든 이야기를 할 때에는 잘 들어주지 않고 공감을 해 주지 않아 우리가 다툰 적 있었지?" 와 같이 말이죠. 

 

3. 그리고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이죠 

"당신처럼 이런 장점/강점을 가지고 있으면서 이런 비슷한 어려움이나 고충이 있는 사람들을 설명하는 것이 있다고 들었어. 내 생각에는 그게 고기능 자폐 스펙트럼, 아스퍼거 증후군이 아닐까 생각해."

 

그리고 배우자/파트너가 더 알아보고 싶어한다면,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웹사이트나 자료들을 공유해 주세요. 

 

이것은 두 사람의 관계를 치유하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아스피 배우자가 아스퍼거 증후군에 대해서 반감, 부정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코멘트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Mark Hutten의 조언처럼 아스피 배우자가 '지금 이야기하는 내용들은 정말 날 이야기 하는 것 같은데? 흠... 그런데 그런 부분을 설명할 부분이 있다고? 정말 그런 게 있었나?' 라는 생각이 들도록 이야기를 꺼내는 것. 그게 아마 갈등 없이 이 주제에 대해 공유를 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글을 읽는 정형인 배우자 분들 중, 저처럼 남편의 아스퍼거 증후군에 대해 막 알게 되어 너무 충격적이고 감정이 진정이 안 되는 경험을 하고 계신 분들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 아마 너무 당연한 반응이 아닐까 싶어요. 처음 결혼할 때문에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다 알았다면 이렇게까지 충격적이거나 혼란스럽지는 않겠지요. 모르고 이미 결혼까지 했는데 갈등이 계속 되고 그게 알고 보니 배우자의 자폐 스펙트럼 때문이라니...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 든다 해도 과장이 아닐 것 같습니다. 저도 겪어 봐서 어떤 마음인지 너무 잘 알거든요. 

 

하지만 정형인 배우자가 몰랐던 것처럼 아스피 배우자도 아마 본인의 자폐에 대해 몰랐을 것입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제가 스스로 감정을 좀 추스르고 남편에게 좀 더 완화된 방법과 어투로 위에 제시된 예처럼 남편의 아스퍼거 증후군에 대해서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면, 아마 저희 부부가 뉴로다이버시티를 받아 들이고 다시 긍정적으로 관계를 설립하는 데 훨씬 짧은 시간이 걸리고 서로에게 덜 상처를 주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아이에게 부모의 다툼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도 덜 줄 수 있구요. 또 한 가지 기억하셔야 할 것은 자폐인 배우자들은 감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경우 말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파악도 하기 전에 감각 과부화나 여러 문제들로 멜트다운이나 셧다운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대로 된 대화는 커녕 대화를 기피하고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태가 될 수도 있고 정형인 배우자의 입장에서는 몇 배로 답답한 상황을 직면해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 감정을 추스린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실수록 더 지켜야 할 가정이나 아이라는 소중한 울타리, 존재들이 있으실 것도 같아요. 제가 드리고 싶은 조언은 만약 차분하게 배우자에게 이를 이야기할 준비가 아직 안 되신 경우라면, 최대한 아스퍼거 증후군, 자폐 스펙트럼에 대해서 정확한 정보를 많이 파악하고 공부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아스피 배우자의 어떤 면들이 강점, 장점이고 어떤 면들이 어려운 점들인지 보신 뒤, 글로 적어보거나 목소리로 녹음을 해 보시거나 하는 식으로 좀 객관적으로 상황을 볼 수 있는 기록을 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렇게 하고 난 뒤에 Mark Hutten의 조언처럼 상대방에게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내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그렇게 이야기를 꺼낸 뒤에도 물론 산 넘어 산, 아스퍼거 증후군과 뉴로다이버시티에 대한 수많은 이해와 이미 받은 상처와 트라우마에 대한 극복 과정,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난 뒤에 관계를 다시 세우는 과정 등 많은 노력과 어려움이 있으실 거에요. 그렇지만, 이 모든 과정의 시작점은 관계 속에 있는 뉴로다이버시티에 대해 두 사람 모두 알고 이해하는 것이겠지요. 

 

이번 연재는 블로그에 댓글을 남겨주신 분들의 질문에 착안하여 계획을 해 보았는데 이런 상황에 계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그럼 이번 연재는 이만 마치고 다음에 또 다른 주제로 찾아오도록 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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