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피 배우자와 살아가는 정형인 배우자의 고충에 대한 연재 오늘도 이어가 볼게요.
이번 연재는 2017년 FAAAS라는 기관에서 아스피 파트너(남편, 남자친구 등 모두 포함)와 살아가는 정형인 파트너(부인, 배우자, 여자친구 모두 포함)의 경험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서 그 결과를 www.faaas.org 와 www.theneurotypical.com 웹 개제했는데, 이 내용을 번역, 공유하고 제 경험과 생각을 덧붙이는 식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FAAAS는 Families of Adults Affected by Asperger’s Syndrome의 약자로,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성인 가족들을 위한 연구와 지원을 하는 단체입니다.
61. 필요할 때 프라이버시가 있습니까? 항상 그렇다 13 가끔 그렇다 18 잘 모르겠다 1 가끔 그렇다 8 전혀 아니다 10 총 응답자 50 |
"우리는 같은 집에서 하숙인처럼 살고 있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 필요할 때, 우리가 해야 할 일에 대해서만 공유하죠.” “그는 내가 항상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보기 위해 나를 염탐합니다. 그는 내가 하는 것들을 배워서 나중에 외부에서 재현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흡수하고 있습니다.” |
62. 당신의 소지품을 존중하나요? 항상 그렇다 19 가끔 그렇다 12 잘 모르겠다 4 가끔 그렇다 3 전혀 아니다 12 총 응답자 50 |
“그는 내 물건을 묻지도 않고 가져가고 내가 돌려달라고 하면 화를 내죠.” |
63. 파트너가 예상치 못한 폭발을 하나요? 항상 그렇다 21 가끔 그렇다 11 잘 모르겠다 1 가끔 그렇다 9 전혀 아니다 8 총 응답자 50 |
“그의 AS는 알츠하이머의 특이한 형태로 분해되어 의사들을 당황하게 하지만 나에게는 분명한 것이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AS 증상이 더 심해졌어요" |
64. 대화를 시작하려는 시도가 중단되고 잘못 해석되나요? 항상 그렇다 34 가끔 그렇다 10 잘 모르겠다 1 가끔 그렇다 4 전혀 아니다 1 총 응답자 50 |
"나는 그에게 더 이상, 절대 말을 하지 않아요" "나는 우리 관계를 되돌아보고 그의 "특이함"이 앞으로 나에게 그렇게 가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 것에 대해 스스로를 반성했습니다. 나는 이제 그의 세계에 살고 있고 그는 나의 세계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고 알려고 싶어하지도 않는 것 같습니다.” |
65. 갈등을 피하고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살얼음 위를 걷고" 있습니까? 항상 그렇다 35 가끔 그렇다 7 잘 모르겠다 0 가끔 그렇다 5 전혀 아니다 3 총 응답자 50 |
"그는 결혼식 직후 하룻밤 사이에 변하는 것 같았습니다!!!” “나는 모래에 선을 긋고 그거의 나와 함께 하지 않기 때문에 나는 내 인생을 살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내가 그에게 집안일을 하라고 하면 화를 냅니다. 나는 혼자 모든 재정적 문제, 집안의 문제들을 처리합니다.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그리고 저는 종종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아요.” |
66. 상담이 도움이 되고 관련성이 있다고 생각 하십니까? 항상 그렇다 2 가끔 그렇다 4 잘 모르겠다 7 가끔 그렇다 8 전혀 아니다 29 총 응답자 50 |
"치료사, 상담사, 심리학자들은 나를 믿지 않았습니다. 그는 매우 중요한 직업을 가지고 있으며 일할 때 정장을 입습니다. 그는 집 밖에서 자신의 상태를 매우 잘 숨기고 가면을 씁니다.” “아스퍼거 남편과 결혼한 지 거의 34년이 지난 후(2012년 12월에야 진단을 받았습니다), 저는 변화에 대한 희망이 별로 없습니다. 저는 수년에 걸쳐 그의 행동이 결코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배웠습니다(악화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어떤 학습도 일어나지 않으며 모든 개선은 일시적이거나 매우 단기적일 뿐입니다.” “전문가들이 그의 두뇌가 그렇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도울 수 없다는 말을 듣는 것이 지겹습니다. 이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그는 항상 승리하기 위해 정신병적인 방식으로 지배적이고 통제적인 행동을 무자비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그는 의사라는 직업에서 어떻게 친절하고 돌보는 것처럼 보일지 알고 있지만 집에서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감정 이입 없이 나를 냉담하게 대할 것입니다. 두 가지 유형의 행동 모두 진실하지 않고 매우 교묘합니다.” "가장 좋은 치료법은 나와 같이 이 끔찍한 관계 중 하나에 빠진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친구가 FAAAS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까지 아스퍼거에 대해 몰랐습니다. 이 사이트를 알고 난 뒤, 모든 이야기가 내 이야기 같았습니다...읽고, 읽고, 또 읽고...드디어 내 아픔이 인정 받는 기분이었습니다..." “나는 수년 동안 많은 치료사들을 만났지만 오직 한 사람만이 내가 겪고 있는 것을 진정으로 이해했습니다. 그녀는 나에게 그녀보다 이혼 전문 변호사가 훨씬 더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나는 그 길을 택했지만, 내 아들과 그의 상사, 그리고 다른 여러 사람들이 말 그대로 그가 너무 엉망이기 때문에 그 길을 택하지 말라고 간청할 정도로 그는 망가졌습니다. 모두가 내가 그를 버린 것에 대해 책임감을 묻는 것 같았고, 나쁜 사람처럼 느껴졌습니다. 돌아오라고 애원하고 간청하는 그와 다른 모든 사람들의 압력에 너무 압도되어 결국 돌아왔습니다.” |
67. '천 번 종이에 베여 죽는다'는 것이 당신의 관계에 대한 느낌을 표현합니까? 항상 그렇다 38 가끔 그렇다 10 잘 모르겠다 2 가끔 그렇다 0 전혀 아니다 0 총 응답자 50 |
“순전한 불행입니다” “이 관계는 나에게 일어난 최악의 일" |
68. (OTRS)? 지속적인 외상성 관계 증후군(Ongoing Traumatic Relationship Syndrome(OTRS)_을 앓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항상 그렇다 34 가끔 그렇다 10 잘 모르겠다 6 가끔 그렇다 0 전혀 아니다 0 총 응답자 50 |
“문제가 있는 것은 그 입니다 ... 내가 아닙니다! 비록 내가 고통받는 사람이지만!” "나는 자폐 스펙트럼에 있는 누군가와 관계를 고려하고 있는 사람에게 '도망가세요, 지금 당장요, 도망 가요!!' 그리고 더 이상 그들을 보거나 듣거나 생각할 수 없을 때까지 멈추지 마세요'라고 이야기해 줄 것입니다." "나와 내 아이들 모두 너무 지쳤어요." "그의 장애는 나를 크게 변화시켰고 상처를 입혔습니다." “결혼 33년 만에 증상과 학대가 심해지고 남편이 적절한 도움을 받기를 거부해 5개월 전 이혼을 했습니다. 나는 여전히 트라우마를 느끼고 있으며 이(설문조사)는 너무도 타당합니다.” |
이 설문의 모든 질문들과 그 답변들은 이 관계를 실제로 경험해 본 사람이 본다면 조금도 과장되지 않은 사실 그대로를 담고 있다고 느낄 것입니다. 그만큼 정형인 배우자에게는 폭력적이고 파괴적이며 트라우마가 될 수 있는 관계입니다. 배우자의 아스퍼거 증후군을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결혼 생활에 문제가 있는데 도저히 원인을 알 수가 없다고 느끼는 경우라면 아마 이 고통과 혼동의 상태는 더 길게 지속될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상담이라도 받으려 한다면 이 관계를 잘 알지 못하는 상담사나 정신과 전문의는 오히려 독이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이에 대한 참조글 : https://neurodiversecouple.tistory.com/16 )
저도 이렇게 블로그를 통해 현 관계의 문제에 대해서 최대한 객관적으로 바라보려고 하고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에 대한 자료도 공유하고 글도 써 보려고 하고 있습니다만, 위 설문 응답자들이 한 답변들은 꼭 제 머릿속을 들여다 본 것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남편과는 결혼 생활이 아니라 룸메이트처럼 살고, 꼭 해야 하는 일들이 아니면 거의 공유를 하지 않으며, 필요하지 않으면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말을 걸지 않고 지냅니다. 이런 관계는 제가 원한 것이 아님이 분명하기 때문에 아스피 남편의 필요에 맞춰진 관계임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는 정형인인 제가 가지는 관계에 대한 욕구와 너무도 다르기 때문에 이를 억누르고 상대방에게 맞추는 것은 숨이 막히고 고립되고 외롭고 답답한 일입니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 토로하고 싶지만 또 다른 싸움이 될까봐 참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저도 상담을 많이 받아 봤지만 저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상담사는 만나지 못했습니다. 아스피 관계 전문이라고 하는 상담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친하게 지내는 친구 중에 남편이 아스피인 친구 몇을 알고 있습니다. 그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제게 유일한 치유가 됩니다. 아 그리고 물론 블로그도 제 치유의 한 수단입니다. 이 관계는 겪어 보지 않으면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차원이 있습니다. 아무리 가깝고 저를 아끼는 사람이라도 (가령 친정 엄마나 가장 친한 친구) 이 관계를 겪어 보지 않는 이상 이것이 얼마나 내면에 깊은 상처와 트라우마를 남기고 내 영혼을 뒤트는 일인지 정확하게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런 아픔이 현실이라고, 사실이라고, 실재하는 것이라고, 나는 아무것도 과장하고 있지 않다고 있는 그대로 인정 받는 경험이 유일한 치유 방법입니다.
하지만 가끔 그런 생각도 합니다. 정형인 배우자와 만나서 결혼하고 살아가는 것도 예상치 못한 수많은 갈등과 문제에 맞닥뜨릴 수 있다는 점 말이죠. 또 제 스스로의 내면 속 문제가 관계를 어렵게 하는 부분도 없지 않습니다 (애착 유형이나 원가정으로부터의 상처 등). 이 부분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누구와 만나더라도 관계에는 어려움이 찾아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중에 차분히 다른 연재로 풀어 보려 구상 중이지만, 아직 제가 이 관계를 떠나지 않고 여러 측면에 대해 제대로 알고, 바라보기를 먼저 하려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들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저와 비슷한 상황을 겪고 고민을 하시는 분들에게도 이번 연재가 그 과정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오늘 연재는 마칠게요. 이번 연재는 좀 길어서 아직 몇 편이 더 남아 있습니다. 그럼 다음 연재로 찾아 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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