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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피 배우자와의 결혼/정형인배우자 - 카산드라 증후군

아스피 배우자와 살아가는 정형인 배우자의 고충 - 6편

by 뉴로티피컬레이디 2021.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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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피 배우자와 살아가는 정형인 배우자의 고충에 대한 연재 계속하고 있어요.

이번 연재는  2017년 FAAAS라는 기관에서 아스피 파트너(남편, 남자친구 등 모두 포함)와 살아가는 정형인 파트너(부인, 배우자, 여자친구 모두 포함)의 경험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서 그 결과를   www.faaas.org 와  www.theneurotypical.com 웹  개제했는데, 이 내용을 번역, 공유하고 제 경험과 생각을 덧붙이는 식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FAAAS는 Families of Adults Affected by Asperger’s Syndrome의 약자로,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성인 가족들을 위한 연구와 지원을 하는 단체입니다. 

 

 
51. 파트너가 당황하지 않도록 지도하고 도와야 할 필요성을 느끼십니까?
 
항상 그렇다 26 때때로 그렇다 13  잘 모르겠다 1 가끔 그렇다 9  전혀 아니다 1
 
총 응답자 50
 
 
 
“전에는 그를 보호했지만 그건 너무 스트레스를 주는 일이고 더 이상 그를 신경 쓰지 않습니다."
 
 
 
52.당신의 관계가 피상적이고 만족스럽지 못한 관계라고 느끼십니까?
 
항상 그렇다 40 때때로 그렇다 8 잘 모르겠다 0 가끔 그렇다 1  전혀 아니다 1
 
총 응답자 50
 
 
"그것은 결코 관계도, 심지어 우정도 아닙니다. 항상 평화의 질과 조건을 결정짓는 ASD의 필요와의 불편한 휴전일 뿐입니다.” 
 
 
 
 
 
 
 
 
 
 
 
53. 스트레스로 인해 신체적 질병을 앓고 있습니까?     
 
항상 그렇다 28  때때로 그렇다 12 잘 모르겠다 7 가끔 그렇다 2 전혀 아니다 1
 
총 응답자 50
 
 
"건강 문제, 우울증, 고립, 스트레스, 완전한 외로움의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 이제 확실히 알았습니다!!"  
 
"이 사람과 결혼 10년 동안 나는 신경쇠약과 우울증에 시달렸고 내가 겪었던 깊은 우울증을 달래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전기 경련 치료를 위해 세 번 입원했습니다.”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고 스트레스로 대상포진에 걸리고 우울증에 걸려 직장을 그만둬야 했고 그 이후로 일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일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나는 잠을 잘 수 없고, 공황 발작을 일으키고, 그가 다음에 무엇을 할 것인지 아니면 하지 않을 것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집착합니다. 그리고 그가 가한 피해에 대처하는 데 도움을 줄 정신과 의사, 심리학자 및 일반의를 찾습니다." 
 
“나는 또한 난파선처럼 무너져 있고 항상 우울하고 자존감이 없습니다" 
 
"만성 스트레스로 인해 부신에 드문 종양이 생겼습니다. 나는 거의 죽을 뻔했고 몇 달 동안 매우 아팠고 부신과 종양을 제거했습니다. 나는 여전히 파트 타임으로만 겨우 일하고 심장 재활원에 있습니다” 
 
"저는 결혼 기간 중 실제로 심각한 우울병 에피소드로 고통받았고, 그 이후로 회복되었습니다(저는 결혼 생활을 떠났습니다). 심각한 우울증 에피소드를 경험하는 정형인 배우자의 비율이 일반적인 인구에서 정형인 배우자와 결혼한 정형인 배우자의 비율보다 훨씬 높다는 것을 이해합니다. "
 
 
 54.파트너의 반응 부족, 비정상적인 움직임 및/또는 비정상적인 표정을 위협으로 느끼십니까?
 
항상 그렇다 23 때때로 그렇다 11  잘 모르겠다 3 가끔 그렇다 2 전혀 아니다 11
 
총 응답자 50
 
 “너무 소름 끼쳐요"
 
55.당신은 끊임없는 스트레스를 안고 살고 있습니까?
 
항상 그렇다 41 때때로 그렇다 7 잘 모르겠다  0 가끔 그렇다 2 전혀 아니다 0
 
 
총 응답자 50

 
“저는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사람과 결혼하고 이혼하는 것과 같은 정도의 스트레스, 불행, 완전한 절망을 이때껏 경험한 적이 없습니다. 나는 이 악몽이 누구에게도 일어나기를 바라지 않고 그것이 곧 끝나기를 희망하며 살고 있습니다. 내 아이들은 그의 통찰력 부족, 빈약한 의사 소통, 괴롭히는 행동으로 인해 끔찍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나는 그것이 곧 끝나기를 바랄 뿐입니다.”
 
 
56.두려움을 느끼십니까?
 
항상 그렇다 19  때때로 그렇다 16 잘 모르겠다  1 가끔 그렇다 9 전혀 아니다 5
 
총 응답자 50
 
“보호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나는 그에게 다음에 그가 통제된 분노나 멜트다운 빠지고 나를 밀쳐내면 경찰에 전화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위협 때문에 그는 자신을 제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게 너무나 두려워요” 
 
 
 
57. 당신의 관계에 대해 풀리지 않는 분노가 있습니까?                
 
항상 그렇다 34  때때로 그렇다 10 잘 모르겠다  2 가끔 그렇다 3 전혀 아니다 1
 
총 응답자 50
 
 
 
 
 
 
 
 
 
 
58.  가정 폭력 및/또는 학대를 안고 살고 있다고 느끼십니까?
 
항상 그렇다 25  때때로 그렇다  5 잘 모르겠다  3 가끔 그렇다 3 전혀 아니다 14
 
총 응답자 50
 
"그와 결혼한 10년 동안 그는 나를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격리시켰습니다. 재정적 학대, 심리적 학대, 정서적 학대, 신체적 학대를 제외하고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유형의 학대가 있었습니다.”

“그가 언어적으로, 감정적으로, 정신적으로 나에게 학대를 가하지 않았다면 그의 아스퍼거가 그다지 신경쓰이지 않았을 것입니다."  
 
"10년 후 나는 마침내 어떻게든 관계를 끝낼 용기를 찾았지만 불행은 확실히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다가올 일의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저는 이 행성에서 아스피 파트너와 결혼하는 것보다 더 나쁠 수 있는 단 한 가지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자녀가 있을 때 이혼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내가 그를 떠날 수 있다면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던 악몽에 완전히 새로운 차원을 추가했습니다. 결혼 생활에서 한 번도 드러나지 않았던 그의 또 다른 면을 봤습니다."
 
"이혼 이후 그는 그의 아버지가 쓴 불쾌하고 위협적이며 폭력적인 독백을 이메일로 퍼부었습니다."” 
 
“법원에 갈 때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것을 강력하게 의심했지만 진단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실제로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그래서 그의 양육기술이 그렇게 끔찍하다는 증거로 삼을 수 없었습니다.”” 
 
"언어적, 감정적, 정신적 폭력이 있었지만 그는 가끔  나를 물고 내 얼굴에 침을 뱉고 밀쳤습니다."
 
 
 
59.  당신은 충분히 감사한 존재로 인정 받는다고 느끼십니까?
 
항상 그렇다 0 때때로 그렇다 4 잘 모르겠다 3
가끔 그렇다 19 전혀 아니다 24
 
총 응답자 50
 
“선물을 가져다가 강아지처럼 내 발 앞에 놓는 것을 원하는 게 아닙니다. 내가 필요한 것은 것은 단순한 진심 어린 감사입니다.” 
 
“저와 제 남편은 이제 거의 3주 동안 별거 중입니다. 저는 대부분의 시간을 가족 및 친구들과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내 농담을 듣고 웃고 마침내 나 자신이 될 수 있고, 내 자신으로서 사랑받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격려가 됩니다."
 
 
60.  사랑을 나누고 연애를 하면서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나요?
 
항상 그렇다 2 때때로 그렇다 6 잘 모르겠다 3
가끔 그렇다 9 전혀 아니다 30
 
총 응답자 50
“진짜, 진실한 로맨스는 없습니다””  
 
"이제 나는 그것을 "모방된 섹스/로맨스"라고 부릅니다."
 
"그는 어떤 일에도 기뻐하거나 들뜨지 않았으며 내가 본 유일한 부드러움은 그의 개를 향한 것뿐이었습니다." 
 
"그와 사랑을 나누는 것은 기계적이고 잔인하고 차갑게 느껴집니다."
 

 오늘 설문 답변 내용 중에는 공감 되는 응답자들의 답변들이 특히나 더 많은 것 같네요. 제 경우에도 남편과의 결혼 생활 중에 공황 장애, 우울증, PTSD 진단을 받아 약을 복용한 적이 있습니다. 다른 신체적인 원인이 분명하지 않은 소소한 질환들도 전보다 더 많이 앓기도 했구요. 대개는 면역력이 떨어져 생기는 구내염이나 피부 두드러기, 가시지 않는 두통 등과 같은 것들이었는데 이런 몸의 이상 징후들이 나타나 병원에서 피검사를 비롯한 전반적인 건강 검진을 하면 딱히 아무런 이상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쌓이고 쌓여 몸에서 반응하는 것이라고 밖에 설명할 길이 없는 것이죠. 

 

 남편과 결혼한 이후 제 커리어는 늘 롤러코스터였습니다. 물론 한국에서 안정된 직장을 뒤로 하고 호주라는 새로운 곳에 정착한 것도 커리어에 큰 모험이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취직이 되어서 호주땅에 왔고 영어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취직 자체가 큰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제가 풀타임으로 일을 할 때 남편과의 관계에 계속 문제가 발생하고 제가 신체적, 정신적으로 너무 큰 고통에 시달려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아이가 생기고 난 뒤에는 문제가 더 심각해 졌습니다. 양가 부모님의 도움이 거의 없이 육아를 하며 일을 하기 위해서는 남편의 배려와 도움이 필수입니다. 그런데 제 아스피 남편은 아이와 함께 있으면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아이를 울게 만드는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아이가 원하는 것을 잘 캐치하지 못하고, 때로는 아이 옆에서 핸드폰을 하거나 티비를 보면 아이가 옆에 있는 것을 잊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아이가 답답한 마음에 큰 소리로 이야기를 하면 그 소리를 처리할 수 없는 과부화로 받아 들여 (예민한 감각 문제, 감각 과부화 문제)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며 다그치기도 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이 바쁠 때 아이를 마음 놓고 맡길 곳이 없었습니다. 남편이 있어도 믿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작년, 코로나 바이러스로 제가 사는 멜번은 모든 곳이 락다운 되었습니다. 모두가 재택 근무를 하고 어린이집이 문을 열기는 했지만 두려움으로 보내는 것을 꺼리는 사람들이 많았고, 제 아이가 일주일의 반을 다니던 한인 데이케어는 아예 임시 문을 닫았습니다. 아스피 남편과 만 4살이 안 된 아이를 데리고 재택 근무를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저는 버티다 버티다 결국 화상 회의를 하다가 우는 지경에 이르렀고, 매일 아침 눈을 뜨는 것이 싫었습니다. 정신과 상담을 받아야 했습니다. 우울증과 공황 장애, 복합적인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진단 받았습니다. 우울증 약을 복용했는데 몸에 맞지 않아 3일 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어지러워 잠만 자야 했던 적도 있습니다. 아스피 남편은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이 기간 동안 하나도 아프지 않고 건강했고, 잘 먹고 잘 잤습니다. 

 

 저는 결국 직장을 그만 두고 또 다시 파트타임, 프리랜싱 업무를 하며 육아와 집안 살림을 책임져야 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모든 것이 엉망이 될 테니까요. 일단 제 정신 건강 부터가 버텨내지를 못 하는 상태가 되니까요. 

 

 신체적 폭력만 빼고 모든 종류의 폭력과 학대가 있다는 말은 그래서 공감이 크게 됩니다. 제가 실제로 느끼고 경험한 것들이니까요. 아스피들은 자신이 자신만을 생각하며 살아갈 때 그 가족 구성원들이 짊어져야 하는 고통과 희생을 보지 못합니다. 일부러 그런 고통과 아픔을 주려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게 아프다고, 힘들다고, 고통스럽다고 아스피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반복되면 이를 자신에 대한 공격이라 생각하고 상대에게 직접적인 해를 가하기도 합니다. 아스피로서는 일종의 방어 행위이지만 정형인 입장에서는 잘못된 공격 행위로 느껴질 뿐이지요. 그 정도는 사람에 따라 다 다를 것입니다. 물론 이 때 실제로 신체적인 폭력을 행사한다거나 하는 경우에는 단순히 아스퍼거 증후군의 문제로 대응할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제 아스피 남편은 제게 매일 같은 시간 무엇을 먹을 것이냐고 묻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정시에 맞춰 점심식사나 저녁식사를 요리해 줄 때가 많습니다. 그게 그의 사랑의 방식인 거죠. 하지만 사람들은 요리를 해 줄 사람을 구하려고 결혼하지 않습니다. 결혼 생활은 그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깊은 이해와 교류를 필요로 하니까요. 위 설문에서처럼 강아지처럼 선물을 사다 내 발 밑에 둔다고 상대방이 나를 사랑한다고, 나를 감사히 생각한다고 충분히 느낄 정형인은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처음 남편이 아스피인 것 같다고 말해 준 결혼 상담사는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제게 이야기했습니다. 남편이 노력은 할 수 있지만 그건 다 사랑이나 로맨스에 대한 '모방'일 거고, 그걸로 당신은 충분하겠느냐고요. 

 

 저는 어쩌면 아직도 희망을 버리지 못하고, 긍정적인 답을 찾으려고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로 다이버스 커플이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있다고 솔직하게 말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럼 다음 편에 이어 아스피 배우자와 살아가는 정형인 배우자의 고충 연재 이어가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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