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피 배우자와 살아가는 정형인 배우자의 고충에 대한 연재 계속하고 있어요.
이번 연재는 2017년 FAAAS라는 기관에서 아스피 파트너(남편, 남자친구 등 모두 포함)와 살아가는 정형인 파트너(부인, 배우자, 여자친구 모두 포함)의 경험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서 그 결과를 www.faaas.org 와 www.theneurotypical.com 웹 개제했는데, 이 내용을 번역, 공유하고 제 경험과 생각을 덧붙이는 식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FAAAS는 Families of Adults Affected by Asperger’s Syndrome의 약자로,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성인 가족들을 위한 연구와 지원을 하는 단체입니다.
연재 7편까지 설문 내용 전체를 번역, 공유하고 제 생각과 경험담을 덧붙였는데요, 연재 8편부터는 해당 기관에서 발간한 설문조사 분석 결과를 번역, 공유하고 코멘트 하는 식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Q 46. 당신은 당신의 파트너를 재촉해야 하거나 그들의 의무를 다하지 않을 때 이를 해 줘야 할 의무를 느끼십니까?
단 3명만이 '전혀 아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Q 48. 일상적인 상황에 대한 단서를 파트너에게 상기시키고 재촉해야 할 의무를 느끼십니까?
단 2명만이 '전혀 아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뉴로다이버스 관계를 정리했거나 장기적으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응답자들은 경험을 공유하고 지원 그룹을 통해 SALVE를 받고 같은 상황에 있는 다른 사람들과 대화한 결과 파트너를 덜 자극하는 것으로 보고했습니다.
(SALVE*는 지속적인 외상성 관계 증후군(OTRS)의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이를 경험한 사람으로부터의 지원, 옹호 및 도움, 경청, 인정, 교육(Support, Advocacy and Assistance, Listening, Validation, Education)을 일컫는 말입니다. - 더 자세한 내용은 제 이전 연재를 참조해 주세요)
https://neurodiversecouple.tistory.com/45
지속적인 트라우마 관계 증후군 (Ongoing Traumatic Relationship Syndrome (OTRS) - 아스피 배우자와 살아가는
아스피 배우자와 살아가는 정형인 배우자의 고충에 대한 연재 오늘도 이어 갈게요. 이번 연재는 2017년 FAAAS라는 기관에서 아스피 파트너(남편, 남자친구 등 모두 포함)와 살아가는 정형인 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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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적극적인 저항력을 활용하고, 노력해도 소용 없다는 것을 깨닫았기에, 자신의 행동이나 AS 파트너의 행동을 하나하나 세세하게 통제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가정 안팎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결과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 많은 전문가들은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야 할 일" 목록을 따르며 하나하나 간섭하고 챙기는 방식을 권장합니다. 정형인 파트너가 전문 상담을 찾을 때, 그들은 이미 불가능한 관계를 작동시키기 위해 이미 모든 것을 시도하고 온 것입니다.
다른 정형인들은 저항을 그들만의 고유한 방식으로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자신의 침실과 공간 또는 별도의 사교 활동이 그것입니다. 이것은 부적합한 관계의 고통과 슬픔을 최소화할 수는 없습니다. 그들은 여전히 지속적인 외상성 관계 증후군(OTRS) 으로 인한 지극히 정상적인 스트레스 반응을 겪고 있습니다.
Q 47. 가정 내의 긴급한 문제를 혼자, 그리고 파트너를 위해 해결해야 할 의무를 느끼십니까?
연결을 끊고 자신을 옥죄는 상황을 거부함으로써 자신을 보호하고 회복하는 방법을 배운 응답자들은 모두 같은 상황에 있는 다른 정형인 배우자들(즉 ASD 파트너와 함께 사는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경험을 공유했습니다. 이 전략은 타협이 불가능한데 타협을 하라고 요구하는 부부 상담을 포함한 전문 치료사 및 상담가와의 부정적인 경험과 달리 그들에게 위안과 지원을 제공했습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여기까지가 번역문
본 설문의 분석 보고서에서는 계속해서 SALVE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성인 아스퍼거 증후군에 대해서 정확히 파악하는 전문가가 드물고, 나아가 성인 아스퍼거 증후군이 장기적이고 친밀한 관계 속에서 정형인 배우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이해하고 그 해결책을 아는 전문가는 더더욱 드문 것이 현실입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부부상담에서 정형인 배우자들은 더더욱 상처를 받고 에너지가 소진될 수 있습니다. 이는 제가 전에 다른 포스팅에서도 다룬 적이 있었는데요. 아래 링크에서 참조해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neurodiversecouple.tistory.com/16
뉴로다이버스 커플/부부의 상담 - 1편. 일반적인 부부상담, 왜 독이 될까?
배우자 중 한 사람이 자폐스펙트럼에 있는 커플, 뉴로다이버스 커플의 경우 매일 갈등에 부딪힙니다. 뇌구조가 다르니 생각하는 것이 다르고 대화가 안 되니 이를 해결할 수도 없고 문제는 점
neurodiversecouple.tistory.com
트라우마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은 진심어린 공감과 이해를 받음으로써 가장 잘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뉴로다이버스 커플의 정형인 배우자의 고충은 겪어 보지 않은 경우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많습니다. 이미 일반적인 방식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관계를 어떻게든 살려보려고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 보고 지칠대로 지친 정형인 배우자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찾아간 전문가로부터 '더 노오력 해 보라'는 이야기를 듣는 것은 너무 힘든 일입니다. 뉴로다이버스 커플의 관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전문가는 이런 조언을 할 가능성이 크고 이는 정형인 배우자를 더 지치고 괴롭게 만드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반드시 어떻게 해 보라는 방법 제시나 충고, 조언만이 트라우마와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쩌면 정형인 배우자에게는 관계 '개선'보다 자신의 지친 마음을 달래고 보듬는 것이 가장 최우선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같은 경험을 한 사람들과의 소통이 절실합니다. 저도 이 블로그를 통해서 그런 소통과 제 마음을 보살피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분출구가 있기 때문에 남편에 대한 화, 현재 상태에 대한 억울함과 상실감, 불공평함 등을 마음 속에 다 담아두지 않고 어느 정도 쏟아내고 덜 감정적으로 이 관계를 지속할 힘을 얻습니다.
남편의 아스퍼거 증후군을 알고 난 뒤 처음에는 남편이 깨달아 바뀔 것이라는 불가능한 희망을 가지고 남편에게 계속 아스퍼거 증후군 관련 글이나 자료를 보여주며 읽고 개선 방법을 찾아가자고 했습니다. 하지만 저의 이러한 모든 노력은 너무도 당연하지만 수포로 돌아가는 경우가 다반사였습니다. 물론 그것이 아주 천천히 남편에게 영향을 미친 면이 없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전에 제 결혼 상담사가 했던 이야기처럼 아스피들이 새로운 것을 깨닫고 변화에 성공해서 적용하기 위해서는 200번의 시도가 필요하기에, 이는 너무도 느리고 거의 효과가 없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제가 노력하면 노력할 수록, 내 노력에 비해 아무 성과가 없는 것이 더 괴롭고 남편에 대한 미움이 커져 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 생활을 포기할 수는 없다는 생각으로 계속해서 무용한 에너지를 쏟아부으며 스스로를 지치고 병들게 했습니다.
저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지원 그룹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비로소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런 식의 노력은 소용이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제서야 그 에너지를 제 스스로를 회복시키고 찾아가는 데 쓰기 시작했습니다. 남편과 거리두기도 점점 배우게 되었고, 덜 부딪히게 되었습니다. 어린 딸아이의 정서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뉴로다이버스 커플로 수많은 문제가 제 결혼생활 여기 저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정신적 에너지를 회복하고 나니, 남편에게 화를 덜 내고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도 터득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전보다는 좀 더 효과적으로 관계 개선이 조금이나마 가능해졌습니다.
그럼 다음 연재에서 설문 분석 결과 계속 공유하도록 하고 오늘 연재는 이만 마치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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