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연재에서도 지난 편에 이어 아스피 배우자와 살아가는 정형인 배우자의 고충에 대해 이야기를 계속해 볼게요.
이번 연재는 2017년 FAAAS라는 기관에서 아스피 파트너(남편, 남자친구 등 모두 포함)와 살아가는 정형인 파트너(부인, 배우자, 여자친구 모두 포함)의 경험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서 그 결과를 www.faaas.org 와 www.theneurotypical.com 웹 개제했는데, 이 내용을 번역, 공유하고 제 경험과 생각을 덧붙이는 식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21. 당신은 배우자의 집 밖에서 부적절한 행동이나 말의 결과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사회적, 정서적 필요를 강하게 느끼나요? 항상 그렇다 29 때때로 그렇다 9 잘 모르겠다 0 가끔 그렇다 9 전혀 아니다3 총 응답자 50 |
“저는 이런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말을 걸어 이를 중단하는 방법을 배웠기 때문에 '전혀 아니다'라고 답한 것입니다" |
22. 당신은 불충분하거나 안전하지 않은 환경에서 살고 있다고 느끼나요? 항상 그렇다 19 때때로 그렇다 11 잘 모르겠다 3 가끔 그렇다 10 전혀 아니다 7 총 응답자 50 |
"법원 시스템은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부모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합니다 ... 나는 성공적인 고등 교육을 받은 전문가이고 내 딸들도 매우 성공했죠 ... 그는 우리가 집을 떠나는 것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 그는 어리둥절 했겠지만 우리는 떠났고, 두 딸은 대학에 진학해 학위도 땄습니다. 셋째도 학업이 거의 끝나가죠…. 그에게 맡겼으면 TV나 컴퓨터 앞에서 허송 세월 했을 거에요.” |
23. 당신의 파트너는 당신의 우려와 현실에 대해 부정하나요? 항상 그렇다 40 때때로 그렇다 10 잘 모르겠다 0 가끔 그렇다 0 전혀 아니다 0 총 응답자 50 |
"마치 내가 중요하지 않고 내 삶이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
24. 당신은 당신의 파트너와 상호 작용하는 동안 위협과 굴욕을 느끼십니까? 항상 그렇다 26 때때로 그렇다 15 잘 모르겠다 2 가끔 그렇다 6 전혀 아니다 1 총 응답자 50 |
“나는 밑바닥에서부터 그를 두려워합니다. 어떤 식으로든 그와 소통하려 할 때 그는 예측할 수 없습니다.” "항상 거절당하고, 과소평가되고, 무시당하고, 모욕당하고, 굴욕을 당하는 듯한 고통을 느낍니다. 마치 내가 중요하지 않고 내 삶이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말이죠. 왜 내가 그와 이야기를 하려고 노력해야 하는지조차 모르겠어요." |
25. 가정 폭력 및/또는 학대를 당하고 있나요? 항상 그렇다 16 때때로 그렇다 6 잘 모르겠다 4 가끔 그렇다2 전혀 아니다 22 총 응답자 50 |
“나는 "학대"가 내가 지속적으로 견디는 정서적 학대를 포함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대답했습니다.” “감정 이입을 전혀 하지 못하고, 항상 여자가 자기를 돌봐주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헤어지면 전화통화할 때마다 폭력 협박 등으로 화를 내죠." |
26. 당신의 관계에 긍정적인 피드백이나 도움이 부족하다고 느끼십니까? 항상 그렇다 44 때때로 그렇다 4 잘 모르겠다 1 가끔 그렇다 1 전혀 아니다 0 총 응답자 50 |
“삶의 대부분의 영역에서 그의 실행 기능의 부족은 나를 놀라게 해요. 그는 너무 평범해 보이지만,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또는 내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볼 수 없을 정도로 기능 장애가 있습니다. " “그녀는 내가 존재하는지 감정이 있는지조차 알지 못해요" |
27. 원치 않는 고립을 경험합니까? 항상 그렇다 35 때때로 그렇다 12 잘 모르겠다 1 가끔 그렇다 2 전혀 아니다 0 총 응답자 50 |
“그는 친구가 없고 우리는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습니다”. “너무 외로워요. 전 원래 친구가 많았습니다.” |
28. 당신의 관계 경험이 삶을 온전히 누리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생각하시나요? 항상 그렇다 0 때때로 그렇다 8 잘 모르겠다 4 가끔 그렇다 13 전혀 아니다 25 총 응답자 50 |
“제 삶의 질이 0이 되었습니다." |
29. 통제되고 편협한 사회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까? 항상 그렇다 28 때때로 그렇다 11 잘 모르겠다 2 가끔 그렇다 7 전혀 아니다 2 총 응답자 50 |
“그의 겉보기에는 순박해 보이는 엄격한 일상이 소름돋아요. 그것은 자발성이나 이니셔티브를 파괴하는 것이죠." |
30. Do you feel there’s a deficiency of warm physical contact in your relationship? 당신의 관계에서 따뜻한 신체 접촉이 부족하다고 느끼십니까? 항상 그렇다 44 때때로 그렇다 3 잘 모르겠다 1 가끔 그렇다 0 전혀 아니다 2 총 응답자 50 |
“나는 다른 남자들과 교류가 있기 때문에 외롭지 않다고 해서 "전혀 아니다"라고 답했습니다.” “마치 돌을 껴안고 있는 것과 같아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아요!” |
많은 사람들이 가정폭력이나 학대라고 하면 물리적이거나 신체적인 학대나 폭력을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정신적인 폭력, 문화적인 폭력과 같이 신체적이거나 물리적이지 않은 지속적인 가정 폭력, 학대가 있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아스피들은 '의도치 않게' 상대방의 감정이나 의견, 생각 등을 인정하지 않고 의미 없고 무가치한 것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배우자 간에 이런 반응과 대화가 계속되는 것은 실제로 정형인 배우자의 자존감과 정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특히 상대방이 아스피인 것을 모르고 이런 상황에 계속 노출된다면 전문가들은 "복합적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Complex PTSD)"에 시달릴 수 있다고 합니다. 트라우마가 될 수 있는 사건이 종료된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그에 노출되는 경우 이로 인한 우울감, 공황장애, 자신과 타인에 대한 믿음 상실, 어지럼증이나 두통, 악몽 등에 시달릴 수 있는 경우를 말합니다.
신체적인 폭력을 휘두르거나 폭력적인 성향을 가진 아스피들은 드문 것 같습니다. 이러한 폭력성은 아스피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기보다는 다른 원인에 기인한 것 같구요. 그래서 많은 아스피들은 이러한 폭력이나 학대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방을 인정해주지 않고, 독단적으로 말하고 행동하며, 배우자가 마땅히 요구하거나 기대할 수 있는 부분들을 무가치한 것으로 무시해 버리는 등의 행동으로 정서적 학대를 가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제 경우에도 이로 인한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겪었었구요.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원하지 않고 혼자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 아스피 때문에 사람들과의 교류가 단절되고 원치 않는 고립을 경험하는 것도 매우 흔한 경우인 것 같습니다. 배우자와도 소통을 원치 않고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따뜻한 스킨십이나 정을 나누는 것도 거의 없거나 순탄치 않아 정형인 배우자가 외롭게 느끼는 것도 일반적인 경우이구요.
그렇기 때문에 정형인 배우자로서는 아스피 배우자와의 소통 과정에서 굴욕감, 모욕감, 슬픔, 단절, 자기불확신, 허무함 등등 갖가지 부정적인 감정을 지속적으로 느끼게 됩니다. 그런데 그것을 외부에서 이해 받기도 어렵고 부부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사람들도 줄다보면 고립되고 외로운 생활을 하게 되겠지요. 즉흥적이거나 자발적인 일탈이나 즐거움도 아스피 배우자가 원치 않아 모두 포기되는 경우가 많고, 정형인 배우자의 삶의 질은 점점 최악으로 치닫습니다.
슬픈 현실이지만 아스피 배우자와 함께 하시는 정형인 배우자라면, 아스피 배우자의 이러한 언행의 원인이 아스퍼거 증후군, 자폐 스펙트럼 때문이라는 것을 빨리 깨닫고 최대한 이성적으로 받아들이신 후, 외부에서 자신의 정서적, 사회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노력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자신의 커리어, 취미 생활, 친구들 그룹 등 외부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 활용하셔서 자신만의 즐거움과 행복을 찾도록 해야 합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과 정상적인 관계를 쌓아나갈 수 없다는 것이 늘 마음 한 켠에 부족함과 아쉬움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제 나름의 극복 방법 내지는 마음의 평화를 찾는 방법에 대해서는 다음에 기회 될 때 연재를 해 보도록 할게요.
그럼 다음 편에서 아스피 배우자와 살아가는 정형인 배우자의 고충 계속 연재해 드리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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