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피 배우자와 살아가는 정형인 배우자의 고충에 대한 연재 오늘도 계속해 볼게요.
이번 연재는 2017년 FAAAS라는 기관에서 아스피 파트너(남편, 남자친구 등 모두 포함)와 살아가는 정형인 파트너(부인, 배우자, 여자친구 모두 포함)의 경험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서 그 결과를 www.faaas.org 와 www.theneurotypical.com 웹 개제했는데, 이 내용을 번역, 공유하고 제 경험과 생각을 덧붙이는 식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FAAAS는 Families of Adults Affected by Asperger’s Syndrome의 약자로,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성인 가족들을 위한 연구와 지원을 하는 단체입니다.
연재 7편까지 설문 내용 전체를 번역, 공유하고 제 생각과 경험담을 덧붙였는데요, 연재 8편부터는 해당 기관에서 발간한 설문조사 분석 결과를 번역, 공유하고 코멘트 하는 식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Q 37: 일관성 없는 사랑의 메시지가 당신의 관계를 특징짓습니까?
모든 참가자는 일관성 없는 사랑의 메시지를 느꼈습니다.
관계에서 한 사람이 규칙, 보상 또는 경계를 때때로 또는 일관되지 않게 충족하거나 강화하는 것을 간헐적 강화라고 합니다. 간헐적 강화는 상대방을 실망시키는 대신 실제로 그 반대입니다. 이는 받는 사람이 다시 한 번 보상을 받으려는 시도를 부추겨 그 관계에 절망적으로 묶여 있도록 합니다.
Q 7. 침대에서 나누는 대화, 진정한 우정, 사랑스러운 전희와 같은 자발적이고 친밀한 연결이 있습니까?
단 한 명의 응답자만이 '항상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Q 60. 사랑을 나누고 연애를 하면서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나요?
'항상 그렇다'고 응답한 응답자는 2명에 불과했습니다.
이러한 결혼/파트너십의 대부분은 자발적이고 진실한 사랑의 육체적, 정서적 접촉이 없거나 거의 없습니다. 결혼 관계의 필수 요소는 친밀한 육체적, 정서적 연결입니다. 이는 그 관계에 고유하고 배타적인 것입니다. 그 연결이 없으면 관계 연결이 끊어집니다. 외로움, 고독한 활동, 엄격히 따라야 하는 반복적 일상, 인정과 감사의 부족, 진정한 육체적 따뜻함과 부드러움의 부족은 정형인의 정신을 짓누릅니다.
Q 38. 당신은 당신의 파트너에 대한 신뢰 상실을 느끼십니까?
신뢰를 잃지 않았다는 응답은 3명에 불과했습니다.
완전한 신뢰 없이는 한 쪽의 파트너는 다른 파트너와의 관계에서 완전히 긴장을 풀 수 없기 때문에 진정한 관계는 불가능합니다.
진정한 관계를 쌓아가는 것. 물론 이는 정형인들에게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렇지만 뉴로다이버스 커플의 경우에는 훨씬 더 어려운 일임에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아스피는 자신의 원래 모습대로 있을 뿐이지만, 이것이 진정한 관계의 근본이 되는 신뢰, 상대방에 대한 진정한 애정과 사랑의 표현, 배려, 공감, 교류 등과 같은 부분을 매우 어렵게 하기 때문이죠. 아스피는 악의가 없기 때문에 계속 이렇게 부정적인 행동만 하지는 않습니다. 상대에 대한 애정이 없지 않으므로 때로 노력을 한다면 자신의 원래 모습과 달리 더 나은 모습들을 보여주곤 합니다. 그래서 간혹 상대방에게 호의를 베풀거나, 선물을 해 주거나, 이벤트를 준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것이 일관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노력을 해야만 가능한 부분이고 아스피에게는 부자연스러운 것이니 당연한 일이죠.
그런데 이렇게 일관적이지 않은 사랑의 메시지는 상대방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미 그 관계에서 많은 정신적 고통을 받고 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고 벗어나는 것이 나을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으면서도 일관적이지 않게 가끔 보여주는 아스피 배우자의 모습들 때문에 그 관계를 쉽게 정리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미 정신적으로 상처를 많이 입은 정형인 배우자에게는 스스로의 회복을 위해 그 관계를 떠나거나, 그 관계를 완전히 정리하지 않더라도 파트너와 떨어져 지내는 것이 꼭 필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마음이 들 때 예기치 않게 사랑의 메시지를 갑작스럽게 보내는 아스피 파트너 때문에 그런 결심을 뒤로 하고 계속 관계에 머물게 될 수 있습니다. 정형인 배우자가 이미 자기 자신의 정신적 상처를 돌보고 스스로의 경계를 잘 지키고 있다면 문제될 것이 없지만 지속적인 트라우마 관계 증후군, 카산드라 증후군 등으로 그렇지 못한 상태에서 이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 뉴로다이버스 커플의 사랑은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랑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띤다고 생각합니다. 본성이 다른 두 사람이 만나 함께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형인이 원하는 낭만적인 사랑의 방식을 일방적으로 아스피 배우자에게 요구하는 것도 옳지 않고, 사막에 사는 선인장처럼 무미건조하다 할 수 있는 아스피의 애정 방식을 일방적으로 정형인 배우자에게 요구하는 것도 옳지 않을 것입니다. 위 설문 분석에서는 뉴로 다이버스 커플의 진정한 관계, 진정한 사랑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틀린 말을 아니라 생각합니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이야기하는 낭만적인 사랑, 진실한 사랑, 영혼의 동반자의 개념과는 상당히 다르니까요.
그렇다면 뉴로다이버스 커플이 함께 공존하고 관계가 개선될 여지는 없는 걸까요? 정형인 배우자가 고통과 고충을 이겨내고 스스로의 자존감과 경계를 잃지 않으며 아스피 배우자의 언행을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 들이지 않고,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면 관계 개선이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시작하면 관계의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며 아스피 배우자의 비일관적인 사랑의 메시지의 빈도도 더 잦아질 수 있고, 자기 중심적인 자폐 성향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아스퍼거를 인정하고 개선하고자 한다면) 상대방의 상실과 불편함을 모른 체 하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이는 정형인 배우자의 엄청난 노력이 있어야 가능한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여전히 많은 노력과 실패, 고민의 연속이지만 그런 부분들을 앞으로 블로그를 통해 더 풀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다음 연재에서 아스피 배우자와 살아 가는 정형인 배우자의 고충에 대한 연재 계속해 보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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