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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피 배우자와의 결혼/아스피 배우자와의 육아

아빠가 아스퍼거라면? 자폐 스펙트럼에 있는 부모와 성장한 자녀들의 이야기 - 부모가 자폐 스펙트럼에 있다는 의심이 들 때 2편

by 뉴로티피컬레이디 2021.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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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지난 연재에 이어서 자녀의 입장에서 경험한 부모의 아스퍼거 증후군에 대해 이야기 해 보려고 합니다. 자폐 스퍽트럼에 있는 부모의 육아를 이야기할 때 그 자녀의 입장과 경험을 빼 놓고 이야기를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논의는 사실 아직도 턱없이 부족하지만, 아스피 배우자와 함께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아이가 마주해야 할 상황들에 대해 미리 알아보는 것은 제가 엄마로서 꼭 알고 도움을 주어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거든요. 그럼 연재 시작해 볼게요.

 

 지난 연재가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neurodiversecouple.tistory.com/54

 

아빠가 아스퍼거라면? 자폐 스펙트럼에 있는 부모와 성장한 자녀들의 이야기 - 부모가 자폐 스펙

 자폐 스퍽트럼에 있는 부모의 육아를 이야기할 때 그 자녀의 입장과 경험을 빼 놓고 이야기를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지난 번에는 자폐 스펙트럼에 있는 아빠들의 이야기를 공유해 보았다

neurodiversecouple.tistory.com

 

-------------------------------------------------------번역문 시작----------------------------------------------------------

 

제가 앞에서 제기한, 아버지의 관점에서 아버지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몇 가지 요점에 대해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 목록이 완전한 것은 아니지만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 당신이 항상 느꼈던 비판적 판단과 관련하여: 당신의 아버지가 ASD를 가지고 있다면, 그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지침 중 하나는 정의와 공정성에 대한 그의 감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아버지가 당신이 수학에서 잘못해서 B를 받는 것을 제외하고 성적표에서 분명히 모두 A를 받을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이 문제에 당신의 주의를 환기시켜 당신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유도하려는 의도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에게 이건 매우 분명한 것입니다. 이제 당신이 성적을 받아오는 패턴에 오류가 있음을 알았으므로 이를 고칠 수 있을 것이고, 모든 과목에서 A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죠. 당신이 수학을 잘 가르치지 못하는 선생님 때문에 고군분투하고 있다거나 당신이 그냥 그 과목을 좋아하지 않아서 최선을 다하고 있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가 당신이 받은 모든 A에 대해 당신을 칭찬할 가능성은 특히 낮습니다. 성적은 자기 자신에 대한 보상이며, 칭찬을 한다고 해서 그 보상을 더 추가할 것이라는 생각은 안 하는 것이죠. 그는 당신이 그가 생각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생각한다고 추측하기 때문에 당신이 이미 이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 아버지가 농담을 알아 듣지 못하고,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으며, 생일과 휴일을 축하하는 것과 같은 사회적 관습을 꺼린다면, 이는 ASD를 가진 사람들이 세상을 인지적으로 볼 뿐 직관적으로는(이는 정형인들의 방식)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기인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바디랭귀지, 목소리 톤, 몸짓, 표정 및 자세로 전달되는 많은 것들을 알아채지 못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합니다. 단어의 의미는 완화 없이 문자 그대로 들리고, 농담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죠. 그리고 언급되지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이해되는 생일과 휴일을 축하하는 이유와 같은 사회적 관습은 실용적이지 않아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의미가 없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 당신에게 돈을 보내는 것은 아버지가 당신을 돌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주된 수단일 수 있습니다. 그는 당신이 어떻게 느끼는지 묻지 않을 수도 있고, 당신이 먼저 당신의 감정에 대해 터 놓으면 그는 감정의 영역에서는 불편함을 느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별로 반응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그가 감정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그는 사물을 매우 깊게 느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아마도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 그리고 당신이 당신의 감정을 표현할 때 당신을 지지하는 방법에 대해 알지 못하는 것이죠. 감정은 일반적으로 그에게 잘 와 닿지 않고 알 수 없는 부분입니다. 

 

  • 어머니의 삶의 굴곡을 살펴 볼 때, 젊은 시절과 비교하여 지금 어머니가 자기 표현을 하지 않는 것을 본다면 ASD를 가진 사람과 결혼 샐활을 하는 것이 너무 어려운 일이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판단과 비판을 느낀 세월은 흔적을 남깁니다. 어머니는 외롭고 피곤하며 사랑하는 남자로부터 정서적 지지를 받지 못합니다. 그녀는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깊은 고통을 겪고 있을 것입니다. 그녀는 전혀 늙지 않았음에도 늙어가는 것에 체념한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녀는 당신의 아버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녀는 당신이 그녀에게 용기내어 다가와 이런 질문들을 하는 것에 큰 안도감을 느낄 것입니다. 그러나 방어할 준비가 된 사람들에게는 ASD를 언급하는 것은 사려 깊은 질문이 아니라 비난처럼 들릴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사항입니다.

 

  • ASD가 있는 많은 사람들은 포옹을 좋아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을 자유롭게 안아주지도 않습니다. 왜 포옹을 해야 하는지 이유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신체적으로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받아들일 일은 아니기 때문에 기분나쁘게 생각하지는 마십시오. 당신의 아버지가 당신을 안아주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는 어렵지만 기억하십시오. 그는 아마도 세상 누구라도 그 누군가를 안아주는 것을 전혀 좋아하지 않을 것입니다.

 

  • ASD를 가진 노인들은 정형인의 세계를 파악하기 위해 평생을 보냈으며, 종종 일을 그르치는 것에 대한 큰 두려움을 안고 있습니다. 이것은 끊임없는 불안을 유발할 수 있으며 자폐 스펙트럼에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피곤한 일입니다. 이것이 그들에게 오랜 시간 동안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이 그토록 중요한 이유입니다. 한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예: 사무실에서 집으로) 전환을 잘 해 내는 것이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수년간의 불안 이후, 우울증은 ASD를 가진 사람들에게서 드문 일이 아닙니다. 사실, 불안과 우울증은 성인 ASD의 대표적인 특징입니다. 당신의 아버지는 자신을 불안하거나 우울하다고 묘사하지 않을 수 있지만 그의 행동은 이러한 특성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여기까지 번역문

 제가 이 블로그의 다른 많은 글들에서도 이야기했던 것처럼, 자폐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 사람과 깊고 친밀하며 장기적인 인간관계를 맺어야 하는 정형인에게는 수많은 결핍, 실망, 슬픔, 분노와 같은 경험을 하게 하는 일입니다. 특히 자폐 스펙트럼에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경우, 그 주변 정형인들(특히 가족 구성원들)은 이유조차 모르고 이러한 상처를 겪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번역문에서는 아스피 아버지의 아스퍼거 증후군을 모르고 성장 과정을 거친 뒤, 심리치료사가 된 사람이 뒤늦게 아스퍼거 증후군에 대해 알아보고 이해한 뒤, 아버지와의 관계를 새롭게 맺어가기 위해 상황을 (아스퍼거 증후군에 대해 이해를 한 뒤) 다른 각도에서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는 노력이 보입니다. 아버지가 늘 비판적인 투로 말했던 것은 나에게 상처 주려고 했던 의도는 아니었다는 것, 아버지가 포옹을 원치 않는 것은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없어서가 아니라는 것, 아버지가 내 감정에 관심이 없는 것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처리해야 할지 몰라서이기 때문이라는 것 등등이죠. 

 

 배우자로서 아스피 남편을 겪으면서도 이와 같은 과정을 수도 없이 거쳐야만 합니다. 제 경우에도 남편의 행동들이 악의나 고의가 아닌 아스피 성향 때문이라는 것을 하루에도 수백번 스스로에게 상기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제 마음이 너무 큰 상처를 입고, 남편에게도 화를 내게 되기 때문이죠. 아스피를 부모를 둔 자녀들도 그런 상처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관계를 아스퍼거 증후군에 대해서 잘 이해한 뒤 다시 바라보고 해석해 보는 과정이 자기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제 딸은 아직 만 5살이라 어리지만, 벌써 자신의 마음을 잘 헤아리지 못하는 아빠 때문에 상처를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때마다 늘 아빠가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라 미처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해 줍니다. 하지만 아이가 커감에 따라 왜 아빠는 늘 이해하지 못하는지 답답해 할 수도 있겠지요. 제 경우에는 어느 정도 이해할 시점이 되면 아이에게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아빠의 아스퍼거 증후군에 대해서 설명해 줄 생각입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성장 과정에서 아무것도 모르고 마음의 상처를 받는 것보다 훨씬 더 긍정적이라는 생각입니다. 

 

 또 아스피 아버지 역시 그 소통과 표현 방식이 매우 다를 뿐, 아이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본인이 할 수 있는 한 누구보다 아이를 깊이 사랑할 것입니다. 본인의 행동이 상처가 되는 것은 상상도 못할 뿐 아니라 절대로 원치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배우자의 경우에는 그런 의도가 없다고 할지라도 수많은 갈등과 부딪힘 끝에 사이가 나빠지면 어느 시점에는 아스피들도 상대방이 상처를 입든 말든 더 모르겠다는 태도를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자녀에게 그런 마음을 가지는 아스피는 아마 없을 것 같습니다 (아스퍼거증후군 이외의 다른 인격장애, 가령 나르시시스트가 있는 경우 제외). 

 

 제 남편의 경우에는 처음에는 진단도 거부했지만, 진단을 받은 뒤에는 본인의 문제에 대해 적어도 인정하고 수용하기 때문에 육아와 관련해서 아이의 마음을 다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설명을 해 주면 잘 듣고 주의하려 노력하는 편입니다. 물론 변화가 어려운 아스피 특성상 여전히 미숙한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자기 중심적인 아스피 특성상, 제가 하나하나 알아보고 알려주지 않으면 먼저 적극적으로 (본인 관심분야도 아닌) 육아에 대한 팁을 찾아본다거나 개선하려는 노력은 자발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스퍼거증후군과 그 영향이 무엇인지 안다는 것 자체만으로 부모 자식간의 불필요한 오해나 감정적 상처를 최소화할 수 있는 출발선이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럼 오늘 연재는 여기까지로 하고, 본 연재의 마지막편인 다음 연재에서 못다한 이야기 더 풀어 보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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